벌써 한주가 훌적 지나 가버리니 날씨까지 서늘해 집니다. 아, 물론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와싱톤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것을 잊었군요. 서울은 와싱톤 보다 서늘한 일기가 더 빨리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내가 와싱톤을 떠날 때는 매우 포근한 일기였으며 가을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둘어 있었습니다.
저가 서울에 들어온 지 3일 밖에 안되었는데 매우 오래 이곳에서 살이온 기분입니다. 이것은 내가 매우 바쁘게 지낸 이유도 있지만 한국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한국의 모든 것이 저와 함께 쉽게 동화되어 버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여튼 한국은 나의 방한을 매우 반겨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 나와 주셨고 융숭한 대접도 받았습니다. 저를 이렇게까지 아껴 주시는 많은 분이 계실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나는 지난 9년을 미 연방교도소에서 살다 왔습니다. 제가 미국이 가지고 있는 북한에 관한 군사정보를 한국에 주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 내용이야 어떻든 내가 법을 어긴 것의 후속 조치가 이렇게 엄할 줄 몰랐습니다.
미국의 법 집행이 이렇게 엄한 이유는 이 큰나라를 다스릴 때 이처럼 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 인구의 10명 중에 한사람은 감옥이나 교도소를 거처온 사람이라고 합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감자를 가진 나라가 바로 미국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이나 인도보다 그리고 러시아 보다 더많은 수감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예산도 어마 어마 합니다. 미국 사람들의 준법정신이 한국 사람들보다 더 나은데도 이렇게 수감자가 많은 것은 법이 주는 형벌이 너무나 가혹하다는 것입니다. 형을 마치고 나가는 사람보다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아 모든 감옥과 교도소는 수감자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정말로 미국의 법은 가혹하고 빈틈없이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러한 법으로 형을 살고 나온 사람이 바로 저 로버트 김입니다. 내가 조국을 위해 한 일이라고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 보면 저는 법을 어긴 범법자 입니다. 그리고 나는 내평생을 전과자라는 딱지를 붙히고 살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나는 한국의 법집행이 미국보다 느슨한 감이 있다고 보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이는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매년 행해지는 대통령 사면 정책 또한 법 집행을 느슨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봅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매년 사면을 받아 나옵니다. 미국 대통령은 한 해에 한 두 사람 사면 합니다. 어떤 때는 이미 죽은 사람을 사면 합니다. 한국의 이 느슨한 법집행은 시민으로 하여금 준법정신을 망각할 수 있게 하고 이 때문에 사회질서가 문란해 지는 것입니다.
가끔 한국에서는 법을 어기고도 더 큰소리를 내는 사람을 보게 되는데 이는 한국이 일등국가로 가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에서 법을 재정할 때 빈틈없이 만들어야 하고 존경받는 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나라가 일등국가가 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준법정신과 민주주의 사회는 동전의 양면 같아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참민주주의를 이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든 국민이 서로 양보하고 양심적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겸손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법이 아무리 엄하다 할지라도 그 법의 존재를 감지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