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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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교도소에 있는 전형에게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5-11-30
반가운 편지를 한 장 받았습니다.
저와 5년째 서신을 교환하고 있는 분인데, 지금 교도소에서 복역 중입니다.
같은 재소자로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며 지냈는데, 제가 먼저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그분은 이번 방한 기간 중의 활동을 소개한 신문기사를 스크랩해서 보내주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분을 놔두고 혼자 교도소를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누구보다도 나의 형집행정지를 기뻐하는 그분을 보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분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전형...
지금 복역하고 있는 교도소도 많이 추워졌겠습니다. 환절기에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아직도 공장으로 출역하고 있다니 시간은 잘 지나갈 것 같습니다.

내가 자유의 몸이 되었고, 이번 한국에 갔을 때 꼭 한번 만나고 싶었는데,
방한 전에 교도소 방문이 가능한지 알아보니 어렵다고 해서 다음으로 미뤘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교도소측으로부터 직접 들은 것이 아니니,
전형께서 한번 그 가능성을 알아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가능하다면 다음 기회에 꼭 찾아가겠습니다.

보내주신 스크랩은 잘 받았습니다.
고국에 있는 동안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신문 읽을 시간이 없었는데,
전형이 보내준 기사가 제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체로 나의 방한을 자세히 보도했고,
긍정적인 기사를 실어 주어 그분들에게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방한 일정에 없던 부산, 울산, 대구를 방문하게 되어 KTX를 타고 가게 되었는데,
철로변에 높은 벽의 구조물이 있고,
감시타워가 있는 것을 보며 교도소가 틀림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곳을 지나면서 전형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의 발전소식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가서 보니까 너무 많이 변해서 꼭 외국에 간 것 같았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도로를 가득 매운 자동차 행렬이었습니다.
매연이 너무 심해 목과 눈이 많이 아플 정도였습니다.

왜 그렇게 많은 자동차가 필요한지,
한국의 대중교통은 매우 발달해서 편리하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미국에 돌아와 무엇보다 공기가 맑고 하늘이 높았는데,
한국도 그런 환경이 더 이상은 나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 가서 제일 먼저 부모님 안장되어 있는 곳을 갔습니다.
부모님의 뼈가루가 들어있는 작은 항아리를 보니
나이 많은 나 자신도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면회 오셔서 기다리시겠다고 하시던
두 분이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이 사진만으로 나를 반겨주시니 너무 서글펐습니다.
나의 무겁고 아픈 마음은 많은 시민들과의 만남으로 조금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분들이 보내주신 인정과 사랑은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또 북한에서 탈출한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을 방문해서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들이 말하는 것을 들으며 내가 알고있던 것들이 사실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다음에 방한을 하게 되면 민초들의 고초도 경험하고,
한국의 부익부 빈익빈의 원인도 알아보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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