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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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우리도 유전을 발견할 수 있다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5-12-07
최근 들어서 우리 기업체들이 석유자원 개발을 위해 동분서주 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시추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나라 기업과 합작을 하면서 기술과 자본을 분할하는 것입니다.
자원 개발은 엄청난 외화가 장기적으로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 규모 상 독자적인 사업을 하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 위정자들이 자원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진작에 그 방면에 정책수립을 하고, 유전개발에 힘썼더라면
지금쯤 우리나라는 큰 어려움 없이 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아시아권의 경우 중국과 인도가 유전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어서
싼 석유공급 원천을 구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무역규모가 5,000억불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금액은 수출과 수입액을 합친 것이지,
이만큼을 벌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이중에서 외국에서 수입한 것에 대해
대금을 지불하고 나면 실제로 한국에 돌아오는 돈,
즉 수익은 5,000억불에 훨씬 못 미칠 것입니다.

그러나 이 5,000억불 전부를 우리나라 수익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출 100억불을 달성하고 환호하던
그 옛날을 회상하며, 그동안의 발전상에 도취되곤 합니다.
좀 더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발표와 보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5,000억불 중에는 원유 수입액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입니다.
요즘같이 원유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고,
원유 생산이 또 하나의 파워가 되고 있는 때에는
우리의 원유 소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제가 한국에 갔을 때 주중이고 주말이고
온 도로가 자동차의 물결로 요동치고 있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도시의 주거환경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고,
대중교통이 비교적 잘 발달되어 있어서 자가용 없이도 출퇴근할 수 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혼자 자동차를 몰고 나오는 것을 보고 대단히 놀랐습니다.

제가 아는 뉴욕의 변호사 한분은 1년에
수십만불을 버는데도 자기 소유의 차가 없습니다.
뉴욕도 서울 못지않게 교통난이 심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지하철이나
택시로 출퇴근을 하고, 필요할 때만 자동차를 렌트합니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몰지도 않는 차를 그냥 주차장에
넣어놓는 일은 이곳 사람들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필요하니까 차를 몰고 나왔겠습니다만,
시간관리(Time Management)만 잘하면 얼마든지 값싸고 빠른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도(人道)에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서 보행자가 길을 걸어 다니는 것조차
큰 불편을 느낄 정도로 한국은 자동차의 천국이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저 역시 주차되어 있는 차를 피해 걸어다닌 적이 있습니다.
도로가 막혀 움직이지도 못하고 공회전을 하는 차들도 많았습니다.
가만 서있으면서도 엔진은 휘발유를 태우고 있으니,
돈을 그냥 태우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이렇게 필요 이상으로 소모되는 연료만이라도 절약할 수 있으면
멀리 갈 필요 없이 우리나라의 도로에서
손쉽게 석유 유전 하나를 찾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에는 지금도 카풀을 많이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제가 거의 40년을 살아온 미국은 한국에 비해 휘발유 값이 엄청나게 싼 곳인데도
같은 방향으로 일 나가는 사람끼리 연락을 해서
오늘은 내가, 내일은 존이, 모래는 밥이, 글피는 폴이 하면서,
서로 순번을 정해 운전하면서 같은 차 안에서
수다도 떨면서 혹은 자면서 직장에 다녀들 옵니다.
그리고 지방정부에서는 이들에게 도로 이용에도 편의를 주고 있습니다.

소비는 미덕이 아닙니다.
물론 내 돈 내고 내가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살이는 꼭 그렇지 않습니다.
돈이 남으면 돈 없어서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학생을 돌봐주실 수 있습니다.
또 병들어 돈을 못벌어 추운 겨울에 주린 배를 움츠리고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쌀 한가마나 연탄 몇개라도 선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들도 따뜻한 인정을 맛보면서 재기할 의욕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한국은 기부문화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의 갑부들은 경쟁적으로 많은 기부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 이름으로 자선단체를 만들기도 하고
다른 공공기관에 기부를 하여 사회에 환원하고
또 기부를 했기 때문에 개인수입을 적어지게 함으로써 세금혜택을 받습니다.
물론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기부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듣기만 하던 한국실정을 이번에 직접보고 듣게 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자기 중심적인가를 되돌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나”만을 위해 사는 것 같아 참으로 애석했습니다.
이는 생활의 방향감각 부재 또는 미래를 볼 줄 아는 비젼의 상실 때문일까요.
왜 “나”만 알고 “우리”를 모르는 민족으로 변해 가는지
인생황혼기에 접어든 저로서는 참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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