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한 해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큰 기쁨을 가져다 준 해였습니다. 1996년 나는 손에는 수갑, 발에는 쇠고랑을 차고 허리의 쇠사슬에 수갑과 쇠고랑을 함께 연결해 꼼짝도 못한 채 구치소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그 후 1년 동안의 감옥생활과 7년의 교도소 생활을 마친 후에야 건강한 몸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 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3년 간의 보호관찰 기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올 10월에 그 3년의 보호관찰을 1년 2개월로 단축해 드디어 완전한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미국 사법당국의 허가 없이는 집 주변을 한걸음도 떠날 수 없었던 나는 완전한 자유를 얻고서야 10년 만에 그리던 조국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아들의 석방을 기다리다가 석방을 몇 달 앞에 두고 돌아가신 부모님들의 영전을 찾아 뵈올 수 있었고, 그동안 저희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나 뵙고 감사인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그리웠던 모국 동포들의 인정을 다시금 맛볼 수 있었으며, 조국의 발전상을 잠깐이마나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스라한 기억 속에만 남아있던 그리운 음식들을 맛보았습니다.
무엇보다 감옥에 있는 8년 동안 나를 비껴갔던 눈부신 문명의 발전을 뒤늦게나마 누릴 수 있게 되었는데, 그 흔한 핸드폰도 사용해보고, 인터넷도 배웠습니다. 자동차도 혼자 운전할 수 있고, 비행기도 탈 수 있었던 것도 올해부터였습니다. 이제부터는 나의 모든 활동을 미국 사법부에 보고할 필요가 없습니다.
2005년 올 한해는 이렇듯 나에게 쓰나미같은 문화충격을 안겨다 준 해였습니다. 이 뜻깊었던 한 해를 뒤로 하고, 이제 나는 여러분들과 함께 새로운 해를 맞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기억하기도 싫은 모든 것들을 과거에 묻어버리고, 앞만 보고 희망차게 내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새해가 시작되면 한국에서는 한 살을 더 먹게 되는데, 지난달 병원에서 받은 종합진단결과를 보면 나의 신체적 기능은 금방 쇠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잘만 하면 완전한 자유인으로 더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여러분들과 더 자주 대화할 수 있기를 바라고 조국과 사회에 기여하면서 역동적으로 활약할 기회가 많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