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위를 선양하는 데 국제 스포츠처럼 좋은 기회는 없습니다. 반대로 국위를 실추시킬 수 있는 것도 역시 이 때입니다. 특히 올림픽 경기는 매 4년마다 열리기도 하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이 그동안 연마한 기량을 이때를 위해 한번 발휘하기 때문에 세계의 눈이 한층 더 이곳으로 집중되는 것입니다.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런데 조국 대한민국의 청소년 선수들이 얼마 전 이태리 토리노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올림픽에서 선전하던 모습들은 저를 너무나 신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을 통해 민족의 위대성과 아름다운 민족성을 세계만방에 보여주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한편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들이 거둔 놀라운 성과, 2006년 월드컵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감 역시 자랑스럽습니다.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은 정진석 대주교께서 이번에 추기경으로 서임되셔서 우리나라에도 두 분의 추기경이 계시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정말 우리나라의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신나는 날들입니다.
제가 미국에 온지도 벌써 40년이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한국이 저의 조국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태극기가 계양되고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는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10여년 전부터인가 국제경기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입장하면서 한반도기라는 이름의 깃발이 펼쳐지곤 하는데, 이것을 볼 때마다 저는 조국없는 이민자같은 기분이 들어 우울해졌습니다.
우리의 태극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반도를 상징하는 정통국기입니다. 이 기치 아래 많은 애국자들이 목숨을 바쳤으며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도 우리 청소년들이 몸과 마음을 다해 노력해왔습니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시다가 일본 관헌들에게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하시다 돌아가신 애국 선열들 역시 태극기의 기치 아래 목숨을 바치셨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금도 남한을 원수라고, 적이라고 부르면서 백만이 넘는 군대로 무장하고 핵을 가지고 한반도를 적화하려는 야욕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한반도기를 흔들며 북한 선수들과 함께 입장하는 한국 선수들의 모습이 너그럽게 보이면서도 마음 한구석으로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태극기를 앞세우고 선수들이 입장하는 것이 더 보기 좋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기는 태극기가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