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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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일장춘몽이 아니기를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6-03-08
대동강의 물도 녹는다는 우수(雨水)가 지나간지 벌써 오래고
개구리가 동면을 끝내고 나온다는 경칩(驚蟄)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같은 일기로는 개구리가 나오기는 너무나 춥습니다.
강원도 산간에는 또 많은 눈이 내려 교통에 지장을 줄 정도라니
한국의 금년 겨울은 긴 느낌이 듭니다.

제가 살고 있는 워싱톤은 서울의 위도와 비슷해서
사계절이 있고, 일기도 서울과 비슷합니다.
통신기술이 발달해서 이곳에서도 한국 TV를 실시간에 볼 수 있어
한국의 일기상황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여기 앉아서도 여러분과 함께
같은 일기권에 산다는 것이 저로 하여금 고향생각을 더 나게 합니다.

제주도에서는 꽃이 피기 시작해서 이를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는 TV 보도를 보고
갑자기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이 납니다.
더욱이 제가 자랄 때는 보지도 못했던 음식들이 TV에 소개되고,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당장이라도 가고 싶어집니다.

나무로 무성하게 덮인 산과 맑은 물이 흐르는 강들은 40년전에
떠나올 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아름답게 변해있는 것 같습니다.
인심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아 우리나라가 좋은 쪽으로
많이 발전해가는 것 같아 저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일장(一場)의 춘몽(春夢)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은 경제면에서도 많이 변했습니다.
이제는 달러가 넘쳐 흘러서 자유롭게 외화를 가져 나올 수 있다니
옛날 생각이 자꾸 떠오릅니다.
40년 전에 미국에 올 때는 50달러 이상 가져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송금받기도 어려워 공부하면서도 일을 해야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유학온 한국학생들이 집까지 살 수 있는 돈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하니 참 많이 변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이곳 신문에 이런 기사가 났습니다.
한국에서 LA로 유학을 보낸 10대의 외동 아들에게 3년동안 20만 달러를
투자한 부모가 있었는데, 그 아들은 이 돈을 마약복용에 탕진했고
결국 마약관련 범죄로 경찰에 체포됐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철없는 아이를 혼자 조기유학을 보낸다는것도 문제지만,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송금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오히려 사람을 망쳤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하여 살기좋은 나라가 된 것은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은 애국자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은 나라를 위하고 자신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서
가난도 면하고, 나라도 잘살게 만들었습니다.
이 분들이야말로 한국경제가 세계 11위에 오르게 되고,
한강의 기적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이번에 철도노동조합원들은 명분도 없는
철도파업을 단행해 많은 서민들에게 불편을 주었습니다.
성과도 보지 못한 파업을 단행한 노조원들은 부디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 받아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서
우리나라가 더욱 발전하여 해외에 사는 교포들도 조국을 자랑하면서
살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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