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IT 강국이라고 자랑합니다. 우리 한국인은 거의 모두가 휴대폰("핸드폰")을 가지고 있어서 언제나 손가락 하나만 누르면 원하는 사람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하고, 신용카드 하나면 버스나 전철 등 대중교통 요금을 즉시 결재하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IT강국 답게 어린아이들도 쉽게 컴퓨터를 다룰 수 있습니다.
컴퓨터로 편리한 삶이 가능해진 한국에서 역시 컴퓨터로 인한 황당한 일도 많이 일어나나 봅니다. 얼마전에 접한 얘기를 잠시 들려드리겠습니다.
결혼 4개월째인 30대 회사원이 지난 설에 처가가 있는 서울에 왔다가 미아가 된 영화같은 이야기입니다. 차에 정착된 네비게이션(navigation)장치가 갑자기 작동을 멈추면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늘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운전을 해온 터라 처가로 가는 길을 전혀 알 수 없었던 그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휴대폰을 집에 두고 나온 그는 아내와 처가의 전화번호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입력된 전화번호를 늘 눌렀기 때문입니다. 공중전화에서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어 4번 시도한 끝에 겨우 아내와의 통화에 성공하면서 그의 작지만, 황당한 사건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한국에는 "디지털 치매(digital dementia)"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치매란 휴대폰 같은 디지털 기기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감화를 느끼는 현상, 버튼 하나만 누르면 기계 속에 저장된 정보가 바로 눈앞에 뜨니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어진데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신종 증후군인 셈입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디지털 치매"를 신조어로 선정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디지털 치매의 원인은 쓰지 않는 인체기관은 퇴화한다는 용불용설(用不用說)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전화번호는 휴대폰이, 노래가사는 노래방 기계가, 길은 네비게이션 장치가, 자료는 컴퓨터가 기억해주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언제든지 뽑아 쓸 수 있으니 애써 외울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또 컴퓨터가 자동으로 한자를 변환해 주고 많은 용량의 정보를 저장 해주다 보니 뇌의 집중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너무나 편리한 디지털 시대에 살고는 있지만, 뇌의 기능을 무시하고 기억력까지 디지털 기기에 맡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여러가지 질병들이 있습니다. 물론 의학의 발달로 대부분의 병들은 치유가 가능하지만, 고칠 수 없는 질병들도 많고, 신종 질병들도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치매는 IT강국의 놀라운 정보통신기술이 만들어낸 질병입니다. 그러나 이 병은 약이 없이도 우리의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주의하면 컴퓨터라는 문명의 이기를 활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디지털 기기는 우리 인간의 뇌기능을 활용해서 발전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