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부의 얘기로 오늘 편지를 시작할까 합니다. 두 사람은 소개받은지 4개월만에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나 부인은 얼마 후 남편에게 많은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이 알려지자 남편은 집을 나가 소식을 끊어 버렸다고 합니다. 부인은 남편의 빚을 대신 갚기로 하고 자신의 결심을 휴대전화 문자메세지와 이메일로 남편에게 전했습니다.
그러기를 1년. 드디어 남편에게서 답장이 왔다고 합니다. 처음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낸 편지였다고 합니다. 남편은 목회자 자녀라는 이유로 무조건 참아야 하고 작은 실수도 크게 보이는 자신의 처지가 싫었다고 합니다. 엄한 분위기 속에서 자기의 의견을 조금도 표현할 수 없었고 스스로가 비참하고 하찮게 여겨졌다고 합니다.
억지로 신학공부를 시키려한 아버지,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항에서 등을 떠밀어 결혼시킨 어머니와 주변 사람들, 그런 상처를 안고 결혼을 했는데, 부인마저 남편을 비난하고 모든 일을 결정하며 남편과 아무것도 상의하는 법이 없었다고 합니다. 모범생으로 신앙생활을 잘 할 줄 알았는데, 그녀는 남편의 내면에 이토록 상처의 갈등이 자라고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답니다.
그 후 그들의 이야기는 모릅니다만, 어려서부터 부모 말을 잘 듣는다고 효자와 효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범생 중에 이 남편과 같은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부모가 원치 않는 일을 강요할 때는 때로는 반항도 하면서 자기 소신을 말할 줄 아는 아이가 오히려 건강하게 성장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울 때 “울지 말라”고 무조건 다그치면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내지 못해 불만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부부 사이에도 악을 쓰고 싸우는 사람들은 도리어 이혼 확률이 적다고 합니다. 아무 문제없는 듯이 조용하게 살다가 "교양 있게" 이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문제아는 없습니다. 문제부모가 있을 뿐입니다.
믿음을 심어 준다고 하면서 말씀으로 자녀를 위협(?)하는 크리스천 부모들도 의외로 많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주위에 그런 가정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진정 내 자녀가 잘 되기를 원한다면 먼저 부모 스스로가 자녀들한테 하는 언행이 옳은지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입장을 바꿔가면서 자식 앞에서도 부모도 때로는 연약하고 실수를 저지르는 평범한 사람임을 시인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나도 지키기 어려운 것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까지는 좋은데, 너무 많은 돈을 들이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한국에 있는 일류 백화점에서 파는 어린이들의 옷 가격은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쌉니다. 이런 옷을 사다 입히는 가정이 있으니 만들어서 파는 것이겠지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공세가 아니고 부모들의 참사랑입니다. 함께 많은 시간을 즐기고 함께 웃고 뒹굴면서 사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공부만이 제일이 아닙니다. 한국의 늦은 밤거리에는 무거운 가방을 메고 귀가하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 어린이들은 집에서 부모들과 함께 자고 있을 시간에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자기 몸무게만한 가방을 메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게다가 늦은 밤에 길가에서 파는 정크푸드로 배를 채워야 하는 것을 보며 ‘이것이 아닌데..’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물질로 포장된 사랑과 엄한 기준의 사랑 말고 아이들은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랑이 더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랑을 주는 부모만이 자식을 문제아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