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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축구의 승리만큼 값진 것...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6-06-21
태극전사들이 토고 팀을 이겨서 동포의 한 사람으로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승리는 선수들의 투혼, 그리고 전국민적 성원의 결과입니다. 붉은 티를 입고 축구장에서나 거리에서 응원하는 모습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민다운 단결심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 TV 앞에 앉아서 한국팀을 응원하고 있지만,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al 연방교도소 안에서 죄수복을 입고 한국전을 관전했습니다. 당시 저는 교사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각 교실에 배치되어 있는 시청각용 TV에 안테나를 연결해서 학생들과 함께 몰래 한국전을 보았습니다.

한국이 극적인 득점을 하자 환호성을 치는 바람에 그만 교도관들에게 들켜 TV 안테나줄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이날 이후 교실의 TV 세트는 교육용 비디오만 볼 수 있다는 규칙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아무튼 당시 화면에 비친 한국의 풍경은 저로 하여금 고향의 향수를 더욱 느끼게 하였습니다. 더구나 당시 시청 앞 광장에 모인 응원단들이 경기가 끝나고 깨끗하게 청소하는 모습에 고국에 대한 자부심은 더욱 커졌습니다.

토고전이 열린 지난 14일, 경기가 끝나고 쓰레기장으로 변한 거리를 보며 4년 전의 그 성숙한 시민의식은 어디로 갔는지, 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 한국의 응원은 세계적인 상품이 되었을 만큼 명성이 자자합니다. 그 명성은 규모적인 측면 뿐 아니라 한결같은 부지런함과 단결력도 큰 몫을 했다고 봅니다.

4년 전,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하나 된 마음으로 거리를 치우던 젊은이들은 과연 어디로 갔을까. 이런 저런 생각으로 아쉬워할 즈음, 프랑스전이 열린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한국 응원단들이 경기장 주변을 청소하는 모습이 보도되었습니다.

현지인들은 물론이고, 언론을 통해 세계에 알려진 한국 응원단의 모습은 한순간 무너져내린 저의 자부심을 다시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한국에서도 토고전 때의 실수를 거울삼아 프랑스전 응원이 끝난 다음에는 자리를 정돈하는, 예의 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국, 한국인들의 모습입니다.

사회가 국제화되면서 이제는 국가대표 선수들 뿐 아니라 국민들 모두가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을 대표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한국 응원을 보려고 입국해서 일부러 시청앞 호텔에 투숙하는 외국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은 경기의 승패 못지않게 응원단의 행동 하나 하나를 눈여겨 볼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월드컵 기간에도 선수들은 경기에서 이기고, 응원단들은 응원에서 멋진 모습 보여주며, 모두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가정과 학교에서 학과 공부 외에 올바른 인성과 도덕성, 그리고 선진시민으로서의 자세를 꼭 가르쳐서 우리 청소년들이 자라나 모범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학벌도 중요하지만, 인격과 도덕성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입니다.

태극전사, 그리고 붉은 악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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