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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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교육은 국가의 책임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6-10-04
경기도 분당에 사는 한 주부는 남편이 중견기업의 부장이라 가난하지 않은 가정인데도 2년째 미국유학 중인 중3 아들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습지 교사를 해야 한다고 했답니다. 그 아들의 학비가 매달 400만-500만원이 들어간다고 하니 미국 의 어떤 학교에 다니는지 몰라도 걱정없이 공부하는 아이인가 봅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금년 1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 이러한 목적으로 대외 송금한 금액이 56억 달러나 되고, 올해 안에 100억 달러가 한국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100억 달러면 현 환율로 9조5000억 원쯤 되고, 송금료까지 합하면 최소 10조원이 든다는 것인데, 해마다 유학비용으로 이렇게 많은 돈이 든다니 1960년대에 단돈 50불을 손에 들고 유학 온 저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천문학적인 숫자에도 놀라지 않을 정도로 우리 국민과 우리 조국이 잘 살게 되어 해외동포로서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 이렇게 큰돈을 쓰면서 철없는 어린아이들까지 유학보내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보통 미국사람들로서도 상상할 수도 없는 큰 돈으로 대학교육도 아닌 중고등학교 교육을 시키는 부모들이 한국에 많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이런 비정상적인 교육환경을 조성한 한국의 교육정책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게다가 정부는 최근 외국어 고등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는 독지가들의 취지를 어렵게 만들어 학교도 세울 수 없게 하고 이로써 어린 학생들이 외국어 공부를 하겠다는 것을 저지하는 결과를 야기하였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조기유학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는 것을 다시 강조 하고 싶습니다. 국가의 교육관도 회사운영처럼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최대한의 이익을 도모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국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교육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렇게 많은 돈이 외국에 흘러나간 후 돌아 올 이익이 없다면 투자를 재고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적인 생활이 어떻다는 것입니까. 필자는 한국적인 생활과 문화가 매우 좋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소득이 없고 한국의 물가가 너무나 비싸기 때문에 한국에서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제가 사는 미국은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어서 수입이 없어도 최소한의 생계가 보장됩니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꼭 어려서부터 배워야 하는 이유는 없습니다. 성인이 되어서 판단력을 가지고 배우면 그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조기유학의 풍조는 한국부모들 간에 성행하고 있는 하나의 경쟁적인 유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국의 역사와 국어를 배우지 않고도 자식들이 커서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은 참으로 근시안적입니다. 조국을 잘 모르는데, 어떻게 조국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이 아무리 달라졌다고 해도 그 나라의 언어를 알고, 역사를 아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 나라가 명맥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국어와 국사를 모르면 그만큼 조국에 이바지할 기회, 조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굳이 자식을 유학보내야 한다면 가족이 함께 이민을 오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더 경제적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진정한 가정교육이란 부모와 자녀가 한지붕 밑에서 살아야 하며, 자녀 성장과정을 온전히 지키고, 돌봐야 합니다. 좋은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가정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한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교육정책을 다시 입안해서라도 좋은 인재가 한국에 남아있도록 좋은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외국으로 흘러나가는 거대한 교육자금이 국내 교육발전을 위해 쓰여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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