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양원에서 승리하면서 상원과 하원의회의 권력판도가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하원의원(한국의 국회의원에 준할 것 같음)의 임기가 2년이고, 상원의원의 임기는 6년이기 때문에 2년마다 총선거가 실시됩니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대통령선거가 없는 해에 실시되는 선거를 말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과 상원에서 다수당이 되고 공화당은 소수당이 되어 여소야대의 현상이 일어났으며 민주당이 대통령의 권력사용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세계정세와 미국사회도 변화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한국이 받게 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점차적으로 변화는 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마 이민 정책의 완화로 미국에 이민 오는 것이 쉬워질 것 같고 남북한의 대치판도도 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서 미국에서는 실업률이 낮아지고 주식시장도 기록적인 지수를 나타내고 전반적인 미국경제가 잘 나가고 있는데도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실패한 것은 대통령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그의 오만과 국민들이 미국이 관여하고 있는 오랜 전쟁에 환멸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부시대통령은 이번 공화당의 선거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했습니다. 그가 어떤 형태로 책임을 질지는 모르나 선거실패의 책임이 자기한테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점은 한국과 매우 다르며 용기있는 지도자의 발상이라고 봅니다. 한국은 참여정부가 들어선 후 여러 차례의 선거를 통해 여당은 41전 41패라는 전패의 기록을 남겼고 민생고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나 아무도 그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 근대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내놓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보존되어 왔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정신으로 국가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하며, 최소한 권력에 연연하지 않는 지도자들이 나와야 우리 나라가 건전해지고 국민들의 살림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번 편지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한국의 물가는 세계적으로 비싼 편이며 일반 시민들의 주택 장만은 그들이 평생토록 벌어도 불가능할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뉴스를 들으니 한달새 몇천만원씩 오른 지역도 있다고 하니, 제 가슴이 다 철렁합니다. 한국은 지금 중산층이 없어져 버렸고, 돈 있는 사람들은 호화롭게 살고 있는 반면 경제적 이유로 희망을 잃고 가족의 동반 자살까지도 행해질 정도로 양극화가 극심한 상황입니다. 이제는 이런 조국의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넘어 부끄러움마저 듭니다.
지난달에 우리 내외는 한국에 잠깐 다녀왔는데, 교통비를 제외하고는 모든 물건값이 비쌌습니다. 더욱이 낮아진 환율 때문에 물가가 더 비싸게 느껴져서 입이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미국 물가가 싸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한국에 다녀오면서도 손주들에게 줄 선물 하나 없이 돌아왔습니다.
환율 하락은 관광대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며, 외국의 직접투자 유치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되고 있습니다. 경제상황이 쉬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청년실업은 늘고, 서민들의 지갑은 더욱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또한 높은 노동자 노임은 우리의 국제 경쟁력을 하락시키고 있습니다.
베트남 같은 나라는 훌륭한 지도자와 노사간의 상생정신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의 자본들이 그곳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현명한 경제정책과 질 좋은 노동력으로 인해 수많은 외국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미래를 볼 줄 아는 지도자와 현명한 정책 수립자에게는 국민들이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나라에서 국민들은 희망을 갖고 살 수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지도자를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