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그것도 교육의 중심지인 목동에서 살다가 4년 전에 귀농하는 아버지를 따라 농촌학교에 진학한 한 여학생이 금년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은 기사를 보고 감격하면서 이 글을 씁니다.
이 기사의 주인공인 전지연양은 중학교 2학년 때 모 증권회사 상무로 재직하다가 은퇴 전에 귀농하는 아버지를 따라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습니다. 전양은 올해 수능시험에서 최상위권 표준점수(545점)를 받았는데, 과외를 한 번도 받은 적 없지만 고등학교 3년간 전 과목에서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곳 학생들을 지도한 선생님들의 노고와 희생에 감사와 찬사를 드리며 '하면 된다.'는 표본을 보여 준 이번 사례를 과외에 시달리고 있는 많은 학생들과 뒷바라지하시느라 고생하는 우리나라의 학부모님들에게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기사의 주인공인 전양은 하루에 6~7시간을 자면서도 노는 시간과 공부하는 시간을 잘 구분해 생활했다고 하며, 휴일에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도 함께 하면서 혼자서 공부해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신념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답니다. 얼마나 대견하지 모릅니다.
요즈음 대부분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대한민국의 현재 교육정책에 희망을 잃고 사교육이나 조기유학에 의지하는 것 같은데, 자식교육을 위해 아무리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고 해도 학생 자신들의 노력과 선생님들의 희생이 없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전양이나 합천고등학교 선생님들은 학업이라는 한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합심하여 노력하고 희생해서 이런 결과를 얻었습니다. 꼭 서울학교에서만 공부하고, 꼭 과외나 조기유학을 해야만 명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우리 사회 암묵적인 공시기 이번 이 사례를 통해 잘못된 것임이 증명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과외공부 그리고 해외연수와 조기유학으로 들어가는 돈은 천문학적이며 이로부터 얻은 결과는 세계에서 50등 밖으로 처진 학생들의 영어실력이었습니다.
영어는 우랄알타이어족인 한국인이나 일본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언어입니다. 중국 사람만 해도 영어를 구사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보다 쉽게 배웁니다. 제가 미연방형무소에서 수감 중에 있으면서 오랫동안 주로 아시아 출신 수감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이러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이들이 영어를 계속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특별 과외공부 그리고 조기유학이나 해외연수로 가계가 휘청거릴 정도의 교육비를 쏟아붓고 있는데, 이들이 계속 영어를 사용하면 몰라도 한국말을 하는 가정이나 학교로 돌아가면 영어실력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수준이 되고 맙니다.
이번 수능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은 전지연양이나 그 학교 선생님들처럼 주어진 학과에 충실하면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라는 것입니다. 노력하는 학생과 진심으로 가르치려는 교사들이 이루어낸 소중한 결실이 우리나라의 모든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전지연양과 합천여고 선생님들께 축하의 인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