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신임을 받는 신문은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The Financial Times, FT) 일 것입니다. 물론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워싱톤포스트 그리고 영국의 더 타임스 같은 권위있는 신문들이 있습니다만, 이 신문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너무 강하게 표현하고 있어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많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여러 가지 기사를 싣고 있지만, 주로 뉴욕의 월가를 중심으로 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반면, 파이낸셜 타임스는 월가 소식 뿐 아니라 세계에서 일어나는 중요 사안들을 대륙이나 국가별로 구분해서 보도하기 때문에 독자들이 관심지역에 따라 원하는 기사를 빨리 찾아 읽을 수 있게 편집에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신문의 기사나 사설은 그 신임도가 높아 가장 존경받는 신문으로 오랫동안 군림해오고 있습니다.
이 신문의 예찬론을 펼칠 생각은 하나도 없으나 최근에 이 권위있는 신문이 우리나라에 관해 사설을 썼는데, 거기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기사에서는 우리나라가 너무나 빨리 중년의 위기에 접어들어 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왕성한 젊은 청년 시기가 너무나 빨리 지나가 버리고 권태기에 접어든 활기 잃은 사람처럼 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이 신문 역시 제가 한국에 대해 느끼고 있는 것과 비슷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2주 전에 올린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듭시다." 라는 편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국가에 걸맞지 않은 규제들로 인해 국내기업들이 투자의욕을 상실하고 있으며 외국의 직접투자도 들어오지 않고 있어 결과적으로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 실업률이 증가되는 악순환에 처해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 한국경제는 세계를 놀라게 한 "한강의 기적"과 대조적인 "조기 권태기"에 접어들어 마치 나이에 걸맞지 않은 주름 많은 얼굴과 근육이 약한 중년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람이나 국가경제는 의욕을 잃고 나태해지고 경쟁을 피하려고 합니다. 그나마 한국은 아직도 수출할 것들이 있어서 다행인데, 이것들조차도 세계시장에서 그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 획기적인 돌파구를 조속히 찾아내지 못하면 한국은 "맛 잃은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한국은 지금 높은 노임 때문에 공장들이 문을 닫거나 외국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협조적인 노조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들의 수출 때문에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제는 몸속의 병을 느끼지 못하고 돈 잘 쓰는 "위기에 처한 중년"에 접어든 느낌입니다. 지금 세계는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허비하는 돈을 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한국 사람들의 부동산투자로, 호주에서는 한국의 조기유학 붐을 상품화하고 있으며, 일본은 골프관광을, 홍콩은 명품으로 한국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해외로 유출되는 돈의 액수는 한국이 수출해서 벌어들인 달러액과 비슷하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돈은 쓰기 위해 번다고 하지만, 미래를 위해 저축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저축된 돈들이 국내투자로 이어져야 하는데, 대부분 해외로 나가고 있어 국내투자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한국의 경제가 너무나 아슬아슬합니다.
지금 일본은 규제를 많이 완화해서 외국으로 나갔던 일본의 큰 기업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한국도 이와 같은 정책을 취하여 외국으로 나간 기업들이 스스로 국내로 돌아오게 하고 외국기업들도 자유롭게 한국에 들어와 높은 교육을 받고도 직장을 못 구하는 유능한 인재들을 고용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그러면 정부의 세입도 높아 질 것입니다.
다음 정권에서는 경제를 잘 아는 국가지도자가 나오기 바라고 그 국가책임자를 현명하게 보필할 참모들이 애국심을 가지고 헌신하여 한국의 경제권태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