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국에서 일어난 사상 최악의 교내총기사건은 온 세상을 놀라게 하였으며 그 용의자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한 가정의 아들이었다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많은 한국교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부모의 의지에 따라 미국으로 와서 살게 되면서 갑자기 바뀐 생활환경에서 외롭게 자라게 된 한 학생이 이러한 무서운 일을 저지르고 자살하게 되어 많은 교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이 학생은 여덟 살에 미국으로 이민 왔다니 그때는 한국말도 하고 생각도 한국식으로 할 때였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성장과장에서 중요한 이 시기에는 부모와의 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먹고 사는 것 때문에 자식을 학교에 하루 종일 맡겨두고 열심히 일하느라, 부모와 자식 간에 사랑이 오고가야 하는 대화의 시간이 다른 가정보다 상대적으로 적었을 거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몸 안에 있는 선천적으로 범죄인자를 소유한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이번처럼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자살한 이 학생의 경우는 후천적인 요인이 많은 영향을 미쳤으리라 봅니다. 그 당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한국에서 이민 오신 많은 가정은 돈을 벌어야 하였기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늦게 돌아오고, 집에서는 잠만 자고, 또 다음 날 아침이면 집을 나서는 고달픈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경제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조금씩 이뤄나갈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사회라고 합니다. 그러나 물질적인 성공이 늘 삶의 질적인 성공을 꼭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물론 열심히 노력해서 경제적인 여유도 갖게 되고, 아이들도 모두 잘 자라주어 여러 모로 성공한 가정들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 학생의 가정도 이 범주에 드는 가정이고, 그의 부모님도 매우 노력하셨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조기유학을 보내려면 부모와 함께 이민을 하라고 이 칼럼을 통해 여러번 건의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참사를 보면서 제 생각처럼 가족 이민이 조기유학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참사의 주인공을 아는 사람들은 이 학생이 미국 사회에서 정신적,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소외감만 키우다 결국 불만이 터져 이러한 행동을 저지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경험자들도 자아가 확실히 형성되기 전인 유년기나 청소년기에 해외로 이민이나 유학을 왔을 때 가장 큰 고충이 언어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사회적 부적응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부적응은 부모가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사랑을 갖고 아이들과 대화를 계속함으로써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 학생과 부모 간에 좀 더 친밀하고, 애정어린 대화가 이뤄졌으면 이러한 참사도 미연에 방지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이번 총기난사가 한국계라는 것을 강조하던 뉴스보도는 점점 사라지고 한 개인의 문제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이곳 한인사회도 안도감을 점점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유형의 사고는 어느 인종을 불문하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다민족으로 구성된 미국사회의 전반적인 진단입니다.
문제는 총기소지를 금지하는 법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버지니아주는 미국에서도 특히 총기소지가 쉬운 주입니다. 전국총기연맹(National Rifle Association)본부도 이 버지니아주에 소재하고 있으며 이들의 의회로비활동은 대단히 막강합니다. 미국의 이러한 쉬운 총기소유제도 때문에 수많은 목숨들이 어이없이 죽어가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부모가 집에 둔 총기를 아이들이 들고 나와 사고를 내기도 하고 손쉽게 둔 총기가 가정불화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번 사고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자식교육을 위해 조기유학이나 가족이민을 생각하시는 가정들도 부모의 사랑과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