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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누가 책임지는가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7-05-02
생각하고 싶지 않은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을 재차 말씀드리는 것은 최근 미국사회가 우리 한인 이민사회에 보여주는 관용을 여러분들께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한국 교포들에게 보복적인 행동이 있을까 염려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TV 뉴스는 사건 초기에 조승희군의 얼굴을 태극기와 함께 오버랩해서 총격사건의 범인으로 보여주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론은 사건을 한 개인의 문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미국의 총기구입제도에 포커스가 집중되면서 한인사회의 긴장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이번 참사를 통해 한인교포사회가 보여주는 성실성이 사건의 후유증을 점점 잠재우고 있습니다. 이어서 미국 사회도 이 사건은 인종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면서 한인사회가 책임질 성질이 아니며 이러한 일이 발생할 때까지 범인의 정신 상태가 황폐해지도록 방치한 책임을 미국사회가 져야 한다는 입장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외국 국적자가 이러한 일을 저질렀다면 어떠한 반응이 나왔을까, 생각 해 보았습니다. 아마 전 국민이 들고 일어나 범인의 출신국가를 규탄하는 데모가 일어났을 수도 있습니다. 수년 전 한국에서 주한미군 훈련 과정에서 이미선양과 그의 친구가 미군탱크에 치어 사망 하였을 때 한국 사회는 곧바로 주한미군을 규탄하고 인종문제로 발전시켰으며 한반도에서 미군철수를 요구했습니다.

물론 탱크운전병의 부주의로 사건이 일어난 것이지만, 100% 가해자의 과실로만 몰아가고, 외교문제로 확대시킬 수 밖에 없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 사고가 발생했던 시기에 저는 미국연방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는데, 촛불시위를 주동하던 단체에서 저의 주소를 어떻게 알고 저에게 편지를 보내 견해를 물어 보면서 제가 이 시위에 동조했으면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참변을 당한 이 소녀들의 명복을 빈다는 말과 딸을 잃는 부모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위안을 드리고 싶다는 말로 답장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번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비롯해서 주미대사까지도 우리 대한민국이 이 사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언급을 하셨는데, 제가 예민한 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사건이 우리 한국인의 잘못이라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한편 제가 1996년에 미국의 국방기밀문서를 한국에 유출했다는 이유로 구속당했을 때와 전혀 다른 지도자들의 사고방식에 놀랐습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정보를 받은 수혜국이면서도 로버트 김 사건에 대해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총기사건이 일어난 버지니아주의 주지사는 우리 한인동포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이번 과 같은 끔찍한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실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주력하겠다고 했으며 한인들이 많이 사는 카운티 군수도 이 사건은 코리안-아메리칸의 문제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했던 한 학생의 문제일 뿐이고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자기들의 몫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종교계에서도 이번 총기 참사는 미국에 사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하면서 한인 사회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지역경찰국장도 안전에 더욱 신경을 써 책임을 수행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이번 사건을 자기들의 책임이라고 통감하는 미국 지도자들의 이러한 관용의 태도를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기유학 등 자녀의 교육 때문에 가족이 떨어져 살아야 하는 가정에서는 자녀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대화 시간을 많이 가지시기 바랍니다. 보통 한인 이민자들은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미국으로 이민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생계를 위해 자식들과의 대화를 뒤로 하는 가정을 더러 봅니다. 이러한 가정에서 제2의 조승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자녀들의 교육은 학교나 학원의 책임이 아닙니다. 돈으로도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 여러분들의 책임입니다. 그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시고 사랑과 관심을 쏟아 붓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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