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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바른 예의는 선진국의 필요조건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7-07-18
지난 주말에 나는 TV 앞에 앉아서 우리나라 골프선수 최경주가 선전(善戰)하는 모습을 보면서 열심히 응원을 하였습니다. 이번 대회는 세계 정상급의 모든 선수들이 참가하였기 때문에 규모면에서나, 수준에서 최고의 경기였습니다. 더욱이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친다는 타이거우즈가 플레어 겸 후원자였기 때문에 경기가 펼쳐지는 4일간 많은 인파가 골프장으로 몰려들어 상업적으로도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골프코스에 나와 관전(觀戰)하는 것은 저도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최경주 선수의 승리는 내가 TV를 보느라 투자한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더욱이 골프계는 백인들의 전유물(專有物)처럼 되어 왔었는데, 태국계 엄마와 아프리칸 아메리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타이거우즈가 그 벽을 깨고 정상에 오른 후부터 인종차별이 점점 없어지고 있지만, 비영어권 선수에 대한 차별은 아직도 느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영어권 출신인 최경주 선수는 대한민국의 아들이라는 것을 만방에 알리기 위해서 항상 태극마크를 달고 플레이를 합니다. 그의 골프구두에도 태극마크가 달려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의 캐디의 유니폼에도 작은 태극기를 달게 하였습니다. 그의 태극기 사랑을 눈치 첸 대회 주최 측에서는 이번 시상식 테이블에 태극기를 꽂아주었습니다.

섭씨 35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이번 대회를 관전한 연 13만 명의 관중들과 수많은 TV시청자들에게 우리 최경주 선수가 보여준 태극마크는 제 가슴을 찡하게 했습니다. 비록 저는 오랫동안 외국에 나와 사는 교포이지만. 대한민국의 심벌인 태극기는 항상 제 마음을 찡하게 합니다. 더욱이 올림픽과 같은 큰 경기에서 태극기가 개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는 눈물까지 나옵니다.

저는 아직도 제가 체포되던 날(1996년 9월24일) 감방 문틈으로 본 TV 긴급뉴스에서 태극기를 배경으로 저의 얼굴을 화면에 가득 채운 장면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나를 한국이 보낸 군사 스파이로 단정했던 것입니다. 태극기를 볼 때 그 때의 가슴 아픈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래도 태극기 앞에서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물을 글썽이게 되는 것을 보면 제 속에 흐르는 한국인의 피는 속일 수 없나 봅니다.

이번 경기를 관람하는 13만 관중 중에 약 천여 명의 한국 교포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도 최경주 선수를 따라다니면서 응원을 했는데, 이중에 아직 골프경기를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다른 관람자들과 선수들에게 실례를 한 것은 매우 유감이었습니다.

모든 골프 대회에는 예기치 않는 잡음 때문에 카메라나 쎌폰(한국말로 핸드폰)의 반입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골프는 플레이 하는 사람이나 관전하는 사람이나 플레이 도중에는 절대침묵을 지켜야 하는데, 몇몇 한국 사람들이 ‘화이팅’을 외친 일은 이번 대회에서 옥에 티가 되고 말았습니다.

TV 카멘테이터(commentator)는 한국 사람들이 예의를 지키지 못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많은 한국 출신 사람들이 나와 있다”고 했는데, 그의 말 중에는 한국 사람들의 관전태도를 비웃는 뉘앙스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 한국에 나갔을 때 길을 걸어가다가 가끔 어깨가 부딪힐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그냥 지나가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고, 불쾌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예의불감증(禮儀不感症)에 걸린 사람들 같았습니다.

국가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바른 예의는 첫째 조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와 학교, 사회가 먼저 바른 예의를 가르치는 데에 관심을 갖고 노력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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