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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자 마음으로 써내려간 로버트 김의 편지입니다.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보면서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7-08-08
1994년은 북한의 지도자 공백(指導者空白)으로 인해 정부와 경제가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수백만의 북한 주민들이 아사(餓死)하거나 아사 직전에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남북한의 정보를 다른 때보다 더 면밀히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세계가 주시하는 한국의 위안부 기사(記事)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문제를 위해 수고하시는 분들을 잘 알고 있던 터라 이 기사들을 복사해서 전해 드리곤 했습니다.

이분들은 6.25동란으로 우리 남한이 처참한 지경에 빠져있을 때 몇몇의 애국동지들의 기도회로 태동(胎動)된 미 동부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워싱톤 한인교회의 교인들로 제2차 세계대전당시 일본이 자행했던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분들은 당시 사진들을 수집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미 의사당을 비롯한 공공시설에 전시하면서 일본의 만행을 알리고 생존해있는 전(前)위안부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 2년 후인 1996년, 다른 이유로 체포되어 더 이상 이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후 이분들의 노고가 결실을 맺고 드디어 좋은 결과를 보게 되어 감개무량(感慨無量)합니다.

이제 위안부 결의안이 미 연방하원에서 통과됨에 따라 일본은 그들의 제국주의 군대가 강제로 아시아, 특히 조선(朝鮮)의 젊은 여성들을 위안부라는 성의 노예로 만든 사실을 확실하고 분명한 태도로 공식 인정하면서 사과하고 역사적인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비록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교과서에도 이를 반영해야 하고 이로 인해 우리는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당당히 지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결의안은 위안부 성노예화(性奴隸化)를 부인해오던 일본정부의 역사관이 그릇되었음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인 만큼 큰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미 연방하원에는 한국인 후세가 한명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동포 대표자들은 많은 미 하원의원들을 직접 찾아가 정의를 호소했으며 일반 동포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 출신 의원들에게 탄원서를 보내 일본 정부가 부인(否認)하는 위안부 만행을 알리고 결의안이 의회에 상정되고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번 결의안 통과를 위해 수고하신 재미 동포들에게 다시 한 번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온 고교생들이 이번 결의안 통과의 주역인 혼다의원을 찾아가 영어로 면담하고 자기들이 모은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는데 매우 대견스러웠습니다.

이렇게 미국의 의원들은 정의라고 생각되면 공화, 민주를 막론하고 자신들의 소신을 밝힐 수 있어서 매우 부럽기만 합니다. 그리고 이 결의안이 통과할 때까지 수고해 준 일본계 3세인 혼다 동아태소위원회 위원장이 자신의 모국이기도 한 일본의 만행을 알리는데 끝까지 고수(固守)한 노고는 우리가 본받을 것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정의는 승리했습니다. 더욱이 워싱톤 근교에서 한국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 출신인 탐 데이비스 하원의원은 일본이 미국의 동맹국임을 거론하면서 "진정한 친구는 친구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결의안 채택의 당위성을 주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의원들은 지금은 파킨슨병으로 은퇴했지만 의회에서 일본의 위안부문제를 처음 언급하고 3차례 결의안을 냈던 레인 에번스 전(前)의원의 위안부문제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칭송하기도 했습니다.

위안부문제의 직접 피해국인 대한민국이 못한 일을 미국의원들이 성사시킨 데 대해 이를 위해 헌신한 미국국회의원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당선시켜 준 시민들의 의사(意思)를 무시하고 당적을 마음대로 바꾸는 국회의원들, 그리고 차기당선을 위해 정의를 무시하는 국회의원들,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신성한 국회의사당에서 고함을 지르고 멱살을 잡는 국회의원들, 그리고 정부관계자들의 과거사 청산방법 등이 이번에 보여준 미국의원들의 사고방식과 너무나 천양지판(天壤之判)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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