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였습니다. 그러니까 1950년대였을 것입니다. 그때는 우리 대한민국이 외국의 원조가 없이는 많은 사람들이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살았습니다. 지금은 "입에 풀칠한다"는 말을 들어 보기 어려운 세상에 살지만 그때만해도 먹는 것 때문에 모든 인생을 걸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이 말은 원조 받은 밀가루로 우동이나 빵을 해먹지 못하고 밀가루에 물을 많이 붓고 풀 같은 죽을 쑤어 배를 채우는 시대를 살 때 입술에 그러한 풀조차 칠 할 수 없이 가난한 날들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30년 전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 보리 고개가 있었습니다. 이 말은 그 전 해에 거두어 드린 식량이 이듬 해 아직 보리가 익지 않아 수확(收穫)을 거둬드리지 못 할 때 식량이 떨어져 배가 고팠던 시기를 보리 고개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일이 있던 때가 아직도 한 세대를 지나가지 않았는데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빠르게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여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불을 넘어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온 국민이 배고파하지 않습니다. 곡식이 남아돌아갑니다. 물론 수입되는 쌀도 있지만 남한은 쌀로 북한을 원조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참으로 경이로운 이야기입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하는 나라로 되었으니 우리 대한민국은 성공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는 부모들의 교육열과 미래를 볼 줄 아는 지도자가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1945년 세계 제2차 대전에서 일본이 연합군에게 항복(降伏)하고 그들이 조선반도를 떠나 자기 나라로 돌아갈 때 우리 한반도의 경제사정은 남한이나 북한은 매 한 가지로 가난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공업이 발달 해 있어서 남한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남북한으로 분단(分斷)되기 전에는 압록강 수력발전(水力發電)으로 남한도 그 전기를 썼습니다. 그 후에도 남한이 수해를 입었을 때 북한에서 많지는 않지만 한번 식량을 보내 준 기억이 납니다. 그것이 정치적인 쇼였는지 몰라도 북한은 그 때만 해도 지금처럼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북한이 외국에서 원조식량이 들어오지 않으면 아사자(餓死者)가 나오고 비가 오면 수해 때문에 많은 생명들이 그 땅위에서 사라진다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어쩌다가 북녘 땅이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 뿐 아니라 병들면 의료시설 부족으로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죽어야 하는 나라, 어린 아이들이 부모들과 집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데 그들을 동원하여 외화를 벌기 위해 아리랑공연에 내보내는 나라, 수해로 가옥이 떠내려갈 때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챙겨 나오는 사람들을 표창하는 나라, 백내장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외국의사들이 와서 고쳐주었는데도 그들에게 고맙다는 인사 대신에 그것을 김정일 영도자가 고쳐주어서 고맙다고 하는 국민을 만든 나라, 남한이 엄청난 돈을 들여 이산가족들을 만나게 하는데도 위대한 김정일 동지가 주선해서 만나게 되었다고 남한에 사는 가족들에게 선전하는 국민을 만든 나라, 주고 또 퍼주어도 고맙다는 말 한번 안하는 나라, 지방에 사는 사람이 평양으로 직장도 못 구하고 이사(移舍)도 허락하지 않는 나라, 할아버지의 과거가 그곳에서 반국가행위가 되었으면 자식은 물론 손자들까지도 정치수용소에 살면서 세상과 격리(隔離)시키는 나라, 대통령선거가 없는 나라, 아무리 비전이 있다 해도 대통령이 될 수 없는 나라, 정부에 불만을 할 수 없는 나라, 이렇게 나라(국가)라고 불려 질 수 없는 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동포들이 지도자를 잘 못 만나 고생하는 것을 보면 "너는 부모를 잘 못 만나 이렇게 고생하는구나"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이러한 부조리(否調理)의 연속뿐인 세상에서 부조리조차 모르고 사는 우리 북한동포들.지도자를 잘 만났으면 겪을 필요도 없는 물난리를 또 당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자식은 부모를 잘 만나야 하고 국민은 지도자를 잘 만나야 된다는 것을 실감(實感)하게 합니다.
물론 남한에 부조리가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남한에도 얼마든지 부조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부조리 안에서 그 부조리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남한에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부조리를 부조리로 볼 줄 아는 국민들과 부조리를 개선할 줄 아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야 우리나라가 선진국(先進國)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