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한국 신문에 실린 사진과 이에 관한 기사를 보고 부끄럽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두 가정의 실내온도를 비교한 사진인데,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매서운 추위가 몰아닥친 18일 밤 서울 충정로에 있는 한 외국인 가정의 집은 썰렁했다. 에너지 절약이 몸에 밴 이들은 옷을 껴입고 거실에 이불까지 깔아 놓았다. 그리고 그들이 사는 집의 온도는 섭씨 22도였다. 반면에 20일 밤 서울 반포동에 사는 박모씨의 가족이 거실에 모였는데 바깥 날씨가 풀리기는 했지만 실내온도가 높아 모두 반팔과 반바지 차림이다. 그리고 사진 위에는 섭씨 28도라고 되어있었습니다.
28도면 여름기온입니다. 중앙난방이라 난방을 적게 트나 많이 트나 같은 돈을 내므로 이왕이면 따뜻하게 지낸다는 그 집 가장의 말 속에서 대다수 한국인들의 에너지 인식도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 국민들의 에너지에 대한 상식, 아파트를 관리하는 사람들의 에너지 절약에 관한 무지, 나아가 이 에너지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공급기관(예. 석유공사)은 산유국과 이익을 함께 분배하는 집단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우리나라 사람일진데 우리의 에너지 사정과 얼마나 많은 달러가 필요 이상으로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에게 에너지를 절약하자고 적극적으로 교육도 시키고 홍보도 해야 하는데, 남의 이야기처럼 돈만 들어오면 된다는 자세로 일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제는 낭비의 연속으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며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발목을 잡는 장애물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산유국(産油國)이 아닙니다. 거의 모든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제 배럴 당 100달러를 호가하고 있는 기름 값 때문에 작년에 우리나라가 그 동안 열심히 수출을 많이 했어도 에너지 수입으로 다 날라가 버렸다고 합니다.
아마 박 모씨가 산다는 이 아파트는 입주자들에게 에너지를 많이 쓰게 하고 더 많은 돈을 받아가기 위한 정책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입주자들로 부터 받은 돈은 달러로 바뀌어 결국 에너지를 생산하는 산유국이나 석탄 수출국으로 간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유전도 많지만 인구가 많아 소비자가 쓰는 에너지의 거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자나라에 사는 소비자들은 겨울에 집에서 반소매와 반바지를 입지 않고 두꺼운 옷을 껴입고 삽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수입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같은 직장이 아니더라도 그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함께 차를 타는 카풀로 직장에 나갑니다. 그리고 대중교통수단도 많이 이용합니다. 더욱이 에너지를 파는 공급회사들은 수요자들에게 매월 고지서를 보낼 때마다 같은 봉투에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을 적은 홍보물을 동봉해 보냅니다. 소비자가 에너지를 많이 쓰면 돈을 더 벌지만 대의적인 차원에서 소비자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에너지 소비는 미국, 케나다,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에서 5위에 있다고 합니다. 이들 4개국은 모두 산유국입니다. 비산유국으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가 우리나라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국민소득은 우리나라의 그것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무지하다니 정말로 부끄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년 말에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유조선이 바지선과 충돌하는 바람에 많은 기름을 바다에 쏟아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연안에 몰려온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서 그곳에서 수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수고를 하고 있습니다. 태안의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이 기름을 수입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이러한 수고를 하지 않고 피해도 입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기자들조차도 이러한 의견을 가지고 보도하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기름 수입은 당연한 일로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정부는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달러가 나간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국민들 역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국민성의 소유자가 되었으면 합니다.